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을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 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작가
이육사(1904~1944)
본명은 원록(집에서는 원삼으로 불렀습니다.)
대구형무소에 수감할 때의 수감번호 264에서 호를 정했습니다.
1944년 북경 감옥에서 작고하셨습니다.

감상
시를 읽으면서 느껴지는 감정은 어떤가요?
작가의 삶과 시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통해 화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세요.
화자가 얘기하는 청포도는 우리에게 어떠한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한 글감인지 생각해 보세요.


팁
이육사 문학관이 2004년에 개관하였고 현재(2016년)는 공사 중에 있습니다.
2017년에 완공 예정이라고 하니 경북 안동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한 번 들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