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휴일 2009. 8. 19.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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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문득

  왜 이리 다 느린걸까? 
  운전석 옆으로 차 하나가 뒤로 달린다.
  조수석  옆에도 차 하나가 뒤로 달린다.
  ... 

  이제 도로에 앞선 차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내 차는 달려줘야 하니깐 계속 달려 달려

  백미러에 무언가가 보인다.
  아니, 저건 뭐지?
  무지 빠른 차가 날아간다.
  그래도 내 차가 2등이야 

  이제 도로에 앞선 차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이제 내 차보다 빠른 차도 있으니 계속 달려 달려 

  백미러에 무언가가 보인다.
  아니, 저건 뭐지?
  무지 빠른 차가 날아간다.
  내 차보다 빠른 차들도 있나보다. 

  백미러에 무언가가 보인다.
  하얀 미소를 띄며 내 차를 싣고 조수석에 올라타란다. 

  무지 빠르다. 정말 빠르다.
  아까 내 차 옆으로 지나갔던 차가 보인다. 또 보인다. 

  허걱...
  이제 앞에 차들이 그룹으로 무지 빠르게 달린다. 

  어느날 문득, 내가 괜찮은 엔지니어가 아니라 나태한 엔지니어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찮은 나의 지난 우쭐함에 좌절을 느낀다.  
  너무 나이가 많은 내가 초라해 보일 뿐이다. 

  그리고 어느날 문득, 나는 아직 어리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음을 느낀다.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누구 차와 비교하지 않고 나의 차를 운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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