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는 이데올로기
요즘들어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어디까지 사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아마도 나의 사고의 그릇이 부족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시력을 잃어 버렸나 보다.
오늘은 육사 출신 현역 대위가 법정에 서게 되었다는 뉴스를 보게 되었다. 하도 사건 사고가 많고 진보와 보수의 진창 속에서의 싸움에 관련된 뉴스가 홍수처럼 수 많은 방송 매체를 범람하여 우리의 귀와 눈과 가슴을 자극하는 시기라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는 사건이었다.
뉴스에서 얘기하는 발단은 이렇다. 한 육사 출신 현역 대위가 소셜 사이트에서 제주도 강정 마을에 해군 기지 건설을 강행할 것이 아니라 많은 시간이 걸려도 설득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 세웠다가 다른 이와 의견 충돌이 생겼는데 이를 기무사에 신고를 한 것이다. 그리고, 군 검찰은 해당 대위가 작성한 다른 글들에서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반대의 글을 찾아내서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관 모욕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뉴스를 보면서 군인이라는 특수한 신분이기 때문에 이런 논쟁이 발생하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 사회의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수준이 낮은 것인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런데, 이 뉴스를 접한 많은 이들이 댓글을 보면서 20 세기에 만개했다가 시들어 간 이데올로기가 여전히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에서는 활짝 만개하였고 시들지 않는 불멸초라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고 박완서 소설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에 스포츠에 무지했던 그녀가 2002년 월드컵을 통해 이데올로기 시대를 경험했던 기성 세대와 달리 요즘의 젊은이들은 빨간 색에 거부감이 없다는 것에 관한 얘기가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지금 살아있다면 여전히 이데올로기가 죽지 않고 그 어떤 것보다 강하게 살아 숨쉬고 있음을 부정하지 못할 것 같다.
여전히 분단이 된 현실 속에서 이데올로기는 우리 곁에서 살아 숨쉴 것 같다. 이는 진창 속에서 정쟁을 일삼는 이들에게는 이데올로기는 자신의 뜻이 옳다라고 주장할 때 최고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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