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취미/나의 독서 여행기

[도리스 레싱] 다섯째 아이

언제나휴일 2012. 6. 16.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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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국내도서
저자 : 도리스 레싱(Doris Lessing) / 정덕애역
출판 : 민음사 1999.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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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의도나 철학이 읽는 이에게 전달이 될 뿐만이 아니라 공감을 느끼게 하여 비슷한 철학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다섯째 아이'는 스토리 전개가 원하는 쪽으로 흐르지도 않았고 저자의 의도와 철학이 무엇인지 느낄 수는 있었지만 내 생각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물론, 저자가 살던 시대(1919~1992)와 지역(영국)이 지금의 나와 많은 차이가 있어 그 때 그 곳에서는 저자와 같은 생각을 갖을 수도 있겠다는 이해는 되었다. 하지만, 그가 글을 통해 보여준 전통적인 가정에 대한 비판적인 사고가 나의 생각을 바꾸지는 못하였다.

 

 처음에는 저자가 핵가족화 되어가는 사회가 갖을 수 있는 단점을 얘기하는 줄 알았다.

 

 '보수적인 두 남녀가 커다란 집에 많은 자식을 낳아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과정에서 이를 반대하는 주변 인물들이 무언가를 느끼는 과정을 그리려 하는구나.'

 

 하지만 이는 나의 매우 잘못된 상상이었다. 저자는 행복한 가정을 꾸미기를 원하는 헤리엇에게 다섯째 아이를 임신하고 난 이후부터 가혹하리 만큼 그들을 불행하게 스토리를 전개하였다. 예상치 못한 임신에서부터 너무도 큰 아이를 낳게 하였고 엄마인 헤리엇을 비롯하여 모든 이들이 그 아이를 구석기 시대의 원시인 취급을 하였다. 저자의 말을 빌자면 '다른 종류의 인간', 하지만 글을 읽는 내내 다섯째 아이 '벤'이 다른 종류의 아이라기 보다는 모든 이들이 벤을 다른 종류의 아이로 바라보면 같이 생활할 수 없게 장벽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행복한 가정을 가지려고 했던 헤리엇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벤을 다른 종류의 아이로 바라보는 사람들과 사회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저자가 말하는 다른 종류의 아이인 '벤'을 낳게 하고 이로 인해 네번째 아이인 폴을 비롯한 나머지 가족에게 소홀히 대하는 과정에서 행복한 가정이 불행해지는 스토리 전개는 저자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나의 생각과는 너무도 다르다는 이질감을 더욱 느끼게 해 주었다.

 

 이처럼 저자의 스토리 전개에 반항이 생기는 경우는 많지는 않지만 오히려 나와 다른 생각을 갖는 이들이 왜 그러한 생각을 하는 것인지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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