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취미/나의 독서 여행기

[박완서] 저녁의 해후(재이산, 울음소리,어느 이야기꾼의 수렁, 해산 바가지, 애 보기가 쉽다구,사람의 일기)

언제나휴일 2012. 12. 2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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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해후

저자
박완서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3-06-0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불혹의 나이에 등단해 지금까지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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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이산

해방 후 재건 과정속에서 6.25라는 너무도 커다란 성장통을 겪게 된 우리나라는 알게 모르게 그 슬픔을 갖고 있다.

재이산을 통해 작가는 이산가족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만났을 때 이질감으로 슬픈 역사가 계속되고 있음을 얘기하고 있다.

대한 민국이 건립되는 과정에서는 제주 4.3사건이 발생하였고 이 사건으로 무고한 수 많은 제주도민이 죽음을 당하였고 6.25라는 외부 세력의 간섭 속에 민족간의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고 5.18 민주항쟁을 거치며 민주화가 이루어졌다.

현재의 우리나라는 그러한 슬픔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그 슬픔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단지, 능력이 없는 것 때문에 불행해야 하는 대한민국이 아닌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2012. 12. 16

울음소리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주인공을 통해 씁쓸한 일상의 고즈넉함을 느끼게 된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낳은 자식은 삼주동안 고통의 울음을 내뱉고 주인공 부부에게 '고 놈의 것'인 콘돔을 선사하였다. 주인공 부부는 뚜렷한 목적 의식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사는 듯 싶다. 같이 사는 시어머니는 그들이 책임져야 할 사회의 일부이고 이웃이 싸우는 소리나 옆 집 아이의 울음 소리도 살면서 짊어져야 할 일상의 책임일 뿐인 듯 싶다. 이렇듯 우리는 세상에 울리는 다양한 울음 소리에 조금씩 책임지며 일상을 덤덤히 살아가는 유기체임에 틀림없다. 비록 목적 의식이 뚜렷하지 않아도.

2012. 12. 17

어느 이야기꾼의 수렁

주인공인 황길동 작가는 왜소한 체격의 아동소설 작가이다. 이야기 속의 황길동은 아동소설 작가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게 비추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예전에 그런 것인지 지금도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와 닿지는 않았다. 그래서 단지 편협하게 세상을 보는 이들에 대한 비판 정도로 받아들이며 글을 읽어 내려갔다.

황길동은 처음으로 자신의 일을 왜곡없이 봐주는 김경채를 만나게 된다. 그는 TBS방송국 아동 드라마 PD였는데 6.25 특집을 주인공에게 써 줄 것을 요청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아직 신인 작가이고 현재 일에 만족한다면서 그의 제의를 거절한다. 하지만 김경채는 그에게 북한에 사는 아이와 남한에 사는 아이가 이데올로기 그물에서 벗어나 서로 만나 노는 모습을 그려달라고 요청한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 황길동을 통해 드라마 작가에 대한 왜곡된 그의 시선을 보여주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이념 분쟁이라는 극복하기 힘든 왜곡된 시선을 얘기한다. 풀리지 않는 풀려고도 노력하지 않는 현실!

2012. 12. 18

해산 바가지

주인공은 친구 며느리가 딸을 낳은 소식을 듣고 축하가 아닌 위로도 아닌 중재를 하러 병원에 방문한다. 우리네 세상은 왜 이리 아들 타령을 해 왔는지 모르겠지만 주인공 친구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이 아들 타령이다.

주인공은 맘씨 고운 시어머니를 만나 별다른 시집살이 없이 지내왔다. 하지만 시간의 소용돌이 속에 치매가 온 시어머니는 그 어떤 시어머니보다 고약한 듯 싶다. 주인공과 남편은 더 이상 한 집에서 모시는 것을 요양원 같은 곳으로 옮기기로 결심하게 된다.

어느날 남편과 함께 노인 수용시설을 찾으러 갔다가 초가지붕에 잘 생긴 박을 보고는 옛 생각에 잠긴다. 이제 치매가 걸려 고약스럽기만 한 시어머니가 주인공이 첫 애를 뱄을 때 해산바가지를 구해다 주었던 추억을 상기하며 오랫만에 행복에 잠긴다. 그러고는 다시 시어머니를 대하니 여전히 힘들지만 애정있게 모실 수 있었다.

이 글을 읽고나니 당연히 여겼던 수 많은 고마움에 대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2012. 12. 19

애 보기가 쉽다구?

주인공 맹범은 전직 국회의을 지낸 부유한 노인이다. 어느 날 아내와 사위가 일이 있어 손자를 돌보게 된다. 유난히 울음이 많고 떼를 잘 쓰는 손자는 세상의 모든 울음과 떼를 주인공에게 내뱉는다. 다행인지 운명의 장난인지 차를 타는 것을 좋아하는 손자와 함께 처음으로 전철을 타고 애를 돌본다.

애는 이미 기저기를 더럽힌 상태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약국에서 한바탕하고 흙 놀이를 하게 된다. 이미 주인공 맹범은 국회의원 출신의 부유한 노인네가 아닌 흔히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정겨운 노인네가 되었다. 아니 시간이 가면 갈수록 걸인의 행태로 변하였고 재개발 지역에 사는 이들로부터 연민의 정을 받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주인공 맹범은 이러한 자신을 보며 이제껏 느끼지 못했던 행복과 사람사는 맛을 느끼게 된다. 우리의 삶이 주인공처럼 부만 찾고 사람사는 냄새는 등지며 사는게 아닌가 싶다.

2012. 12. 19

사람의 일기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결혼을 앞에 둔 주인공은 작가이다. 어느 날 교통사고로 큰 수숭을 해야 하는 딸에 대한 어미의 심정은 그 어떤 고통이나 상심보다 크리라.

주인공은 그 과정에서 기도와 딸의 회복 과정에서 신에 대한 믿음이 커져간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로는 자신이 남보다 비교우위의 행복을 기뻐했다는 깨달음으로 자신의 믿음이 잘못된 왜곡된 믿음임을 느낀다.

주인공은 자신이 쓰는 글을 통해 이웃이나 사회를 얘기를 했지만 실제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던 자신의 작가 생활도 어찌보면 위선적인 행위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나 또한 주인공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 씁쓸하다. 좀 더 실천하는 삶을 통해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겠다.

2012. 12. 19



저자

박완서(1931년 10월 20일~2011년 1월22일)

'여성동아' 장편 소설 공모전 '나목[각주:1]'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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